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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집] 자연과 악수 나누는 용인 214.4㎡ 복층 스틸하우스

관리자

view : 12162

고개를 치켜들어야 하늘이 겨우 보이는 마천루가 즐비한 수지 신도시는 도시의 아파트촌 못지않다. 대형건설사들이 앞 다투어 올려놓은 아파트 숲을 거슬러 올라 광교산 기슭으로 들어가면 신도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아늑한 전원주택 단지들을 만난다. 수지 신도시를 멀찌감치 싸고도는 광교산 골짜기를 따라 전원주택 마을이 형성돼 있는데 7천여 평 30여 세대 규모의 신봉동 교수마을 단지다. 1999년에 조성됐으니 벌써 7년 정도 된 집도 있고 최근에 지은 집도 있다. 1 2차로 나누어 조성된 교수마을은 1차의 경우 건물 외관이 대체로 북미풍과 모던풍의 이미지를 풍기고 각각의 개성을 유지하면서 튀지 않는 외형을 갖췄다. 교수마을 1차 단지에 들어서면 좌측 맨 동쪽에 해당하고 광교산 끝자락이 완만하게 평지로 떨어지면서 계곡 물줄기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필지에 최근 올려진 스틸하우스가 눈에 띈다.


건축정보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부지면적 : 506㎡
·건축면적 : 214.4㎡(1층 100.8㎡, 2층 113.6㎡)
·건 폐 율 : 19.92%
·건축형태 : 복층 스틸하우스
·외벽마감 : 방부목 사이딩, 치장벽돌, 화강석(포천석)
·지 붕 재 : 아스팔트 슁글
·천장마감 : 원목, 벽지
·내벽마감 : 실크벽지, 루버, 대리석, 타일
·바 닥 재 : 타일, 원목마루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지하수
·설 계 : 신영건축사사무소 02-592-0494
<다음카페 최길찬의전원주택이야기
cafe.daum.netgreenhousing>
·시 공 : (주)신영하이랜드 02-592-0514
www.syhiland.com


멀찌감치 봤을 때 2층까지 하나의 덩어리로 투박하게 올린 좌우로 길쭉한 형태의 이 건물은 외벽과 아스팔트 슁글 지붕이 은은한 흙빛을 주조로 한다. 진입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기존 주택들과도 어깨를 견주도록 크게 동떨어진 디자인이나 재료를 피해 단지 내에서의 어우러짐도 고려한 설계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설계자는 네모반듯하지 않고 한쪽이 총부리처럼 좁다랗게 모아지는 대지를 버림 없이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폭이 좁고 좌우로 기다란 형태의 건물을 계획했다. 모서리를 향해 좁아진 공간은 정원으로 활용하고 덱의 모양 역시 대지 형태에 따른다. 건축물의 길쭉한 형태로 인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다양한 재료 적용과 덱과 각재를 활용 조형미를 연출한 등 변화로운 입면을 완성했다.


실내 중앙부에서 경치가 감상되는 단차 설계

실내공간 구조는 남서향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좌측으로 손님방이 정면에 계단실이 우측으로 복도가 길게 이어지면서 공용 욕실과 주방식당, 거실 공간이 배치돼 있다. 1층 공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거실과 주방식당 간에 단차를 둔 것이다.

산자락이 집 정면을 감싸면서 발 아래로 떨어지기에 이러한 경치가 잘 감상되는 위치에 거실을 배치하고 외부와 거리가 있는 식당 공간에도 자연을 최대한 끌어들이도록 단을 높여 경치가 아래로 펼쳐보이도록 했다. 단차 덕분에 거실 층고가 높아 개방감을 얻고 식당과 거실 사이 세미 오픈 식의 처리가 공간에 재미를 더한다.

2층에 오르면 우측으로 자녀방이 있고 좌측으로 홈바로도 사용가능한 오픈된 가족실, 욕실, 안방이 배치된다. 가족실의 천장은 평면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깊이를 달리한 입체적 모양을 내어 루버로 마감하고 그 중심에 천창을 설치해 특별한 공간이 완성됐다.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안방은 편안한 수면을 돕도록 간접등과 보조등을 사용해 은은한 빛을 연출시킨 점이 돋보인다. 설계 시에 파우더 공간과 드레스룸을 미리 계획해 깔끔한 선이 완성됐고 전통창 느낌의 유리 미닫이문을 단 아담한 규모의 별실은 빈 채로 두어도 좋고 실내정원 등 쓰임의 여지가 많은데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차 한 잔 즐기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다채로운 재료 사용으로 길쭉한 장방형의 지루함 극복

이 집의 큰 특징은 좌우로 긴 형태의 건물이기에 이로 인한 시각적 밋밋함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재료 적용과 수직적 공간 분할에 있다. 먼저 외벽은 치장벽돌을 전반적으로 시공하고 부분적으로 두 가지 색상의 화강석과 목재 사이딩으로 조화롭게 적용해 외관의 변화로움을 꾀한다. 벽돌과 목재 사이딩이 전원에 잘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움과 소박함을 강조한다면 석재가 첨가됨으로써 외관에 무게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집 정면에서 측면까지 이어지는 넉넉한 덱 방부목은 색상을 달리하고 중앙 부위에 정방형의 구역을 정해 타일을 시공하는 등 다양성을 부여해 미감美感을 불러일으킨다. 신영건축사사무소 최길찬 건축사가 자주 적용하는 방식으로 중앙 덱 안에는 소나무를 심어 여기에서 분합문을 통해 이어지는 복도와 식당 내부에 바깥 시선이 함부로 닿는 것을 차단한다.

높이 1m가 채 안 되는 야트막한 담으로 인해 바깥이 훤히 보이는데 간혹 등산객의 발길이 드는 곳이라 그런 시선을 염두에 두고 앞마당에 나무를 심어 시선 차단의 기능을 하도록 한다.

건축주는 애초에 높은 담을 원치 않았으며 바로 정면에 보이는 광교산 자락의 자연물이 집 앞마당처럼 감상되므로 마당에 굳이 나무를 심지 않아도 될 것을 주문했다 한다.

집 정면 덱 안에 소나무가 있다면 후정에는 아담한 덱을 시공하고 안쪽에 2층 높이의 대나무를 심어 건물의 배면이 쓸쓸하지 않도록 했다. 이 대나무는 2층 욕실에서 감상되도록 해 주택들과 시멘트 길이 삭막하게 서 있는 외부공간에 한 가닥 청량감을 준다.

익스테리어 뿐 아니라 인테리어 역시 다양한 재료를 적용해 공간별로 성격을 달리하고 시각적 다양성을 추구했다. 인테리어에서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통일성과 체계성이 추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양한 소재를 절도 있게 적용함으로써 다이내믹한 입면을 완성한 익스테리어와는 대조적이다. 이는 마감재 및 인테리어 장식 요소를 선정함에 있어서 건축주의 의견이 다른 영역에서보다 더 많이 개입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여러 즉흥적인 의견 교차로 인한 탓인 듯 보인다. 그나마 목재 루버가 곳곳에 부분적으로 적용돼 무게중심을 잡는다.

방문자의 첫눈에 잘 띄지 않는 설계자의 팁 한 가지가 있다. 바로 현관 반대편에 있는 안뜰. 목재 쪽문을 밀고 둥근 현무암을 디디며 내려가면 계곡이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서게 되는데 지금은 겨울이라 다소 삭막하지만 봄 여름 물이 오르고 자연이 푸르러지면 그야말로 볼거리와 자연 속의 휴식처를 제공할 것이다. 눈에 띄지도 않던 자투리 공간이 자연환경을 잘 활용한 특별한 공간으로 완성됐다. ‘비밀의 화원’이 될지 ‘잊혀진 잡초밭’이 될지는 건축주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려있다.田


박지혜 기자 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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